연예인 NYT "금융이 이름만 그럴듯한 사기판인 이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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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히헤헤햏ㅎ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6-02-08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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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사기판

-오렌 캐스 이코노미스트


image.png NYT "금융이 이름만 그럴듯한 사기판인 이유"


2026년 2월 6일. 월가에 보너스 시즌이 돌아왔다. 2025년 기록적인 실적 덕에 미국 투자 은행가들은 사상 최대의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기에 이토록 큰돈을 벌었을까?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경제·사회적 문제의 실마리가 풀린다. 삶의 수수께끼가 으레 그렇듯, 그 해답의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 있다. 바로 영화 '메리 포핀스'다.

경제학 수업을 들었거나 고전 영화를 좋아한다면 '뱅크런' 장면을 기억할 테다. 꼬마 마이클은 아버지 직장인 은행에서 은행장 도스에게 2펜스를 빼앗기자 "내 돈 돌려줘!"라고 소리친다. 이를 오해한 고객들이 예금 인출 소동을 벌인다.

이 장면은 금융 시스템과 시장 심리를 설명하는 훌륭한 교재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앞 장면이다. 늙은 은행가들은 마이클에게 노래한다. 2펜스를 빵 부스러기 사는 데 쓰지 말고 은행에 맡기라고. '아프리카를 가로지르는 철도', '나일강의 댐', '대양을 누비는 거대한 선단'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자본을 모아 실물 자산을 만들고 이익을 나누는 것. 대영제국을 지탱하고 근대화를 이끈 진짜 금융의 모습이다.

'메리 포핀스' 이후, 미국 GDP에서 금융권 비중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투자은행, 헤지펀드, 사모펀드, 코인 거래소 등 금융은 기업 이익의 가장 큰 몫을 챙기고 최고 인재들을 빨아들인다. 반면 실물 투자는 쪼그라들었다. 영화가 개봉한 1960년대 GDP의 5.2%였던 기업 투자는 지난 10년 평균 2.9%로 주저앉았다.

오늘날의 투자은행은 도스 은행장처럼 노래를 부를 수 없다. 그들의 수익 모델은 차마 노래 가사로 옮기기 민망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자문 서비스, 난해한 금융 공학 설계, 주식·채권 트레이딩, 각종 수수료 따먹기가 전부다. 자산을 쪼개고 포장해 팔며 단계마다 수수료를 뜯어간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마이클에게 2펜스로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일을 설명하지 못한다. 골드만삭스는 애초에 생산적인 곳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4년 골드만삭스 매출에서 기업 자금 조달을 도운 비중은 10% 미만이었다. 기업 직접 대출은 전체 자산의 2%도 안 된다. 그나마 있는 자금 조달 업무도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쓰이지 않는다. 대부분 빚 돌려막기나 기업 인수합병(M&A)용이다.

이게 바로 '금융화(Financialization)'다. 금융 시장과 거래가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버린 기형적 현상이다. 가족을 부양할 좋은 일자리나 삶을 개선하는 상품 같은 자본주의의 본령과는 관계가 없다. 금융화된 경제에서 기업은 현금 인출기, 노동자는 목재 같은 비용 항목에 불과하다. 고객은 빨대 꽂을 수익원이다.

금융화는 미국 기업의 회복력과 혁신성을 갉아먹었다.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불평등을 키웠으며 제조업 일자리를 파괴했다. 수의과 병원, 장례식장, 요양원, 심지어 소방서 납품 업체까지 금융 자본의 먹잇감이 됐다. 효율성을 명분으로 쥐어짜고 가격을 올린다. 늘어난 현금 흐름은 '가치 창출'로 포장한다.

소비자가 티셔츠 한 장을 4개월 할부로 사게 만드는 것, 좋아하는 스포츠 팀을 보려고 수많은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것, 아이스링크를 사모펀드가 인수해 자녀의 하키 경기를 촬영하지 못하게 막는 것. 모두 금융화의 그늘이다. 소방서 시스템이 먹통 되고 병원이 빚더미에 올라 진료비를 올리는 비극 뒤에도 금융화가 있다. 항공사가 승객을 태우는 것보다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팔아 더 큰 돈을 버는 현실은 차라리 희극이다.

최근에는 소비자까지 투기판으로 끌어들인다. 운동선수들이 홍보하던 사기성 코인판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예측 시장까지 뜬다. 칼시(Kalshi)라는 업체는 최근 10억 달러(1조 4500억원)를 모금하며 기업가치를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이 회사 CEO는 "모든 것을 금융화해 의견 차이조차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떠벌린다.

수면 아래는 더 가관이다. 주식 시장은 알고리즘과 초단타 매매가 지배한다. 무엇을 거래하는지도 모른 채 0.001초라도 빨리 주문을 넣어 푼돈을 긁어모으는 데 혈안이다. 금융 허무주의의 극치다.

사모펀드는 수조 달러를 굴리지만, 기업 성장에 직접 투자하는 돈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멀쩡한 기업을 빚내서 인수한 뒤 쥐어짜서 되파는 데 쓴다. 팔리지 않으면 자기들이 만든 다른 펀드에 넘기는 '폭탄 돌리기'다. '사모 대출(Private Credit)' 시장에서는 자기들끼리 돈을 빌려주며 부실 대출을 숨긴다. 거품이 터지면 그 충격은 고스란히 경제 전체가 떠안는다.

인텔, 보잉, 제너럴일렉트릭(GE) 같은 간판 기업들도 이 게임에 뛰어들었다가 망가졌다.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에 써야 할 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를 부양했다. 그 결과 장기 성장에 집중한 외국 경쟁사들에 밀려났다. 금융가는 이를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라 포장한다. 실상은 조선소나 반도체 공장 대신 당장 돈 되는 곳, 혹은 비트코인으로 자본을 빼돌리는 행위다.

지난 20년, 미국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가 선정한 64개 첨단 기술 중 57개 분야에서 중국에 역전당했다. AI 모델은 개발했지만 구동할 칩은 대만 TSMC에 의존한다. 전력망은 노후화됐고 원전 역량은 쇠퇴했다. 금융 자본주의가 만든 성적표다.

심지어 금융업 자체의 성적도 형편없다. M&A의 70~90%는 실패한다. 사모펀드 수익률은 S&P 500 지수를 밑돌고, 헤지펀드는 단순 분산투자보다 성과가 나쁘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은 파산할 확률이 5~10배 높다. 그들에게는 사업 비용일 뿐이지만, 노동자와 지역 사회에는 재앙이다.

물론 승자는 있다. 금융인과 그들을 돕는 변호사, 컨설턴트, 그리고 금융 허브 지역은 엄청난 부를 쌓았다. 지난 30년,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금융 중심지만 커졌고 나머지는 쇠락했다.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려면 자본가가 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 금융이 실물 경제를 보조할 때는 자본가와 노동자가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금융화는 리스크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이익만 독차지한다.

이제 흐름을 돌려야 한다. 주식과 채권을 규제했듯 복잡하고 위험한 금융 상품을 규제해야 한다. 빚에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을 멈추고, 초단타 매매에는 거래세를 물려야 한다. 기업 파산 시 노동자가 채권자보다 먼저 보상받도록 법을 고치고, 1980년대 이전처럼 자사주 매입을 금지해야 한다.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문화적 각성이 뒤따라야 한다. 미디어는 금융인을 천재적인 승부사로 묘사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들이 하는 짓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대학 기금과 연기금은 가치관에 부합하는 곳에만 투자해야 한다.

금융화는 사기다. 노동자와 소비자, 경제 전체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거대한 도박판이다. 이제 우리는 금융을 그 실체에 걸맞게 대우해야 한다.


△오렌 캐스는 보수 성향 경제 싱크탱크 '아메리칸 컴퍼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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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독자 반응

-1982년까지 자사주 매입은 불법이었다. 주가 조작이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으로 보상받는 CEO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튀겨 자기 배만 불린다. 불평등은 커지고 기업 곳간은 빈다. 자사주 매입을 막아야 직원 월급을 더 주고 설비에 투자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영국)

-밀턴 프리드먼이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주주 이익 극대화"라고 못 박은 결과다. 이 궤변이 정설이 되고 기업이 법인격까지 얻으면서 고삐가 풀렸다. 유일한 제어 장치였던 공산주의의 공포마저 사라지자 도금시대로 회귀했다. 개인에게만 도덕적 책임을 묻고 기업은 면죄부를 받는다. 권한은 분산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사회는 악마가 꼴찌를 잡아먹는 거대한 카지노판이 됐다. (버지니아)

-주식으로 먹고사는 지인이 하나 있다. 자기가 투자한 회사에 대해 쥐뿔도 모른다. 제품도, 백서도 안 읽는다. 노동자 처우? 관심 없다. 오직 과거 주가 그래프만 보고 고른다. 말이라곤 전혀 모르면서 경마 잡지만 보고 돈 거는 꼴이다. 그건 도박이다. 그는 자칭 투자자지만, 내 눈엔 기생충이다. (오하이오)

-이 칼럼은 모든 걸 은행가 탓으로 돌리지만, 반쪽짜리 진실이다. 정치인들이 생산적 자본 흐름을 만들 규제를 거부했다. 은행 혼자 그런 게 아니다. 더 높은 수익을 쥐어짠 억만장자 오너들이 주범이다. 그 결과 스포츠 경기 하나 보려 해도 온갖 구독료를 뜯기는 세상이 됐다. 정작 억만장자가 새 경기장 지을 땐 세금을 쓴다. (중서부)

-도금시대의 악덕 자본가들도 지금의 과두재벌보다는 공동체 의식이 있었다. 카네기는 도서관을, 록펠러는 대학과 병원을, 모건은 미술관을 지었다. 요즘 것들은 규제를 풀어줄 정치인 매수에만 돈을 쓴다. (매사추세츠)

-복잡해 보이지만 결론은 하나다. 불평등은 커졌고 우리는 가난해졌다. 도금시대보다 더하다. 미국 자본주의는 돈이 위로만 흐르도록 설계됐다. 부자들은 정치를 매수해 이익은 사유화하고 비용은 사회에 떠넘긴다. 다 함께 잘살자는 생각은 거부당한다. 성공의 발판이 된 사회에 환원할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다. 부자 되는 걸 탓하는 게 아니다. 혜택을 독식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게 문제다. 평범한 미국인들이 뭉쳐야 하지만, 저들은 우리를 갈라치기 하는 데 도가 텄다. (워싱턴 DC)

-자본주의에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말을 길게도 썼다. 자유시장 정책의 참담한 결과를 목격하더니 보수주의자들이 사회주의자가 돼버린 꼴이 우습다. (웨스트버지니아)

-진보주의자 다 됐군. 조 스티글리츠 글인 줄 알았다. 그는 이런 걸 '지대 추구'라 부른다. 개혁이 필요하다. 첫째, 자본소득을 일반소득과 똑같이 과세하라. 특혜가 지대 추구를 부추긴다. 둘째, 자사주 매입 금지. 셋째, 강력한 반독점 규제. 넷째, 초단타 매매 거래세 부과. 공화당이 트럼프와 상관없이 여전히 초부유층 정당이라 이를 막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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